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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비례대표제국가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비례대표제포럼 선언문

 

 

  기억하십니까?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뜨거워진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입니다. 2010년 지방선거를 거치며 복지국가 건설과 경제민주화가 시대정신으로 부상하자 그것의 구현을 위해선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많은 시민들 사이에 공유되었습니다. 그에 화답하여 등장한 것이 ‘2013년 체제론안철수 현상등이었습니다. 최근의 호남 민심이 보여주고 있듯, 새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염원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새 정치가 전혀 들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 정치, 정말 필요합니다. 대의제 민주주의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민주국가의 주인인 시민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대표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그들을 통하여 국정을 운영하는 민주주의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 시민들 가운데 자신의 정치적 대표, 그것도 능력 있고 힘 있는 정치적 대리인을 갖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사실상 대다수의 시민들, 특히 사회경제적 약자들은 정치적 대표 없이 방치되어있는 것이 현실 아닙니까.


양극화의 심화, 비정규직 노동자와 영세자영업자의 증대, 삼포시대를 넘어 오포와 칠포시대로 이어지는 청년 문제의 악화 등은 모두 한국의 이 부실한 대의제 민주체제 때문에 지속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화를 이루었다고 하는 소위 ‘87년 체제의 수립 이후 만약 대의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따라서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정치적 대표성을 충분히 보장받음으로써 강자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정치적 힘을 확보할 수 있었더라면, 한국은 지금쯤 상당한 수준의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를 달성한 나라로 발전했을 겁니다. 노동이 자본과,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청년이 장년과,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과 적어도 정치의 장에서는 동등한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자유와 평등을 수호할 수 있는 정책과 법, 제도 등은 제대로 공급됐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늦지는 않았습니다. 국가 구성원의 대다수인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선호와 이익, 즉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는 대의제 민주주의를 회복해놓기만 한다면 시대정신의 구현, 곧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는 지금부터 시작해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일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선 이제라도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를 도입하여 정책과 이념 중심의 다당제 발전을 촉진하고, 종국에는 그것이 연정형 권력구조와 맞물려져 이른바 합의제 민주주의가 작동되도록 해야 합니다.


선거제도의 개혁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두루 정치적 대표성을 보장해주기 위해선 작금의 지역 기반 거대 양당 독과점체계를 타파하고 정책, 가치, 이념 중심의 현대적 다당제를 발전시켜가야 하는데, 정당체계를 결정하는 가장 중대한 변수는 선거제도이기 때문입니다. 각 정당의 득표율과 의석점유율 간의 비례성이 충분히 보장되는 새로운 선거제도를 도입하면 우리 사회의 다종다양한 선호와 이익을 제대로 대리할 수 있는 (득표율과 의석점유율이 공히) 10%대인 정당, 20%대인 정당, 30%대인 정당 등이 다채롭게 부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양대 정당은 이 중요한 선거제도 개혁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새누리당은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의 도입에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선거제도는 새누리당의 단독과반 지위를 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아연실색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민주공화국의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특정 정당의 단독과반 지위 보장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입니까? 이제 내일모레인 1215일이면 연장했던 국회 정개특위 활동 시한마저 마감됩니다. 이제 사실 의미 있는 개혁안이 도출되리라는 기대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정치권에 대한 마지막 희망의 끈만은 놓고 싶지 않습니다. 부디 국민을 바라보며 마지막 노력을 다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정개특위의 최종 결과에 관계없이, 아니 오히려 그 결과가 나쁜 것일수록, 우리 비례대표제포럼 구성원들은 한국이 진정한 비례대표제 국가로 전환되는 데에 필요한 정치사회적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 지금까지보다 더 큰 노력을 경주해 갈 것입니다. 우리들은 앞으로 선거제도의 개혁이 먹고사는 문제라는 인식을 시민들 사이에 널리 퍼트려갈 것입니다. 온갖 채널을 통하여 한국 대의제 민주주의의 정치적 대표성 미흡 문제를 부각시킬 것입니다. 그 미흡함이 충분히 보완될 때, 즉 사회경제적 약자를 포함한 일반 시민들의 선호와 이익이 정치 과정에 제대로 대표되고 반영될 때 이 사회가 비로소 살만한 곳이 된다는 사실을 쉽게 풀어 널리 알려나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비례대표제 국가로의 전환을 국민의 힘으로 이루어 낼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 자리, 국회 앞에 모여 이제부터 비례대표제 도입 문제는 정치권에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우리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우리 손으로 직접 추진해갈 것이라는 중대한 선언을 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비례대표제의 도입, 그리고 다당제와 합의제 민주주의 체제로의 전환에 찬동하는 모든 사회세력 및 정치세력과 가능한 모든 차원과 영역, 수준에서 함께 일해 나갈 것입니다.


201620대 총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권역별 연동제를 당론으로도 채택한 만큼 지난 19대 때보다 더 빠르고 더 과감하게 비례대표제 강화를 위한 총선연대결성을 주도해가야 할 것입니다. 정의당은 물론 녹색당과 노동당, 그리고 소위 천신당이나 복지국가당등의 신당 추진세력들과의 연대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가능하다면, 소위 개혁적 보수세력과의 협력 관계 구축도 적극 도모해야 합니다.


우리는 학계와 시민사회에도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강력한 연대가 형성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사실 이미 그 움직임은 시작된 지 오래고, 일부에선 벌써 상당한 성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조만간 더 강력한 민간 협력체의 등장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남은 과제는 시민사회와 개혁정치권의 연대입니다. 그 역시 이미 시동은 걸렸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도 학계와 시민사회, 그리고 개혁정치권 인사들이 함께 하고 있지 않습니까. 시민여러분께서 이 거대한 연대의 흐름에 동참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시민이 하나의 뜻으로 한데 모일 때, 그때 비로소 개혁은 시작됩니다.

 

20151213

비례대표제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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